출범한 지 만 2년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까지 현 정부는 과학자인 필자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많은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기후위기를 맞아 많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RE100 (생산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자발적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납품 업..
지난 8월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된 시점에 한덕수 총리가 한 말이다. 과학을 믿어달라고! 총리 말고도 정부 여당에서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주장에 대해 과학을 들먹이며 괴담이라고 몰아붙였다. 당시 몇 차례 대중 강연을 했던 필자 역시 괴담 유포자..
11월7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두레생협 연합회에서 매년 운영하고 있는 식생활강사양성 심화과정의 여는 강좌를 하고 왔다. 가끔씩 있는 대중 강연은 실천 현장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으로 정규 강좌에 비해 즐거운 마음이 든다. 인간에게 먹거리만큼 중요한 문제는 ..
복잡계 가운데 지구상의 모든 존재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현재 그 영향이 매우 심각한 것이 바로 기후 시스템이다. 기후의 패턴을 결정하는 데 참여하는 요소들은 매우 다양하다. 인간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에도 기후는 계속 변했고 또 크나큰 멸종 사건이 이어져왔..
바다는 지구 표면적의 70%를 차지하면서 복잡계로서의 지구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엄청난 열을 흡수 또는 방출함으로써,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함으로써 지구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 지구의 물질 순환 과정에 있어서 처음과 끝이요..
지금은 자본주의 시대다. 산업혁명을 계기로 확고한 틀을 갖춘 이래로 이제는 전 세계 어느 한 곳도 자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칼 맑스는 자본주의가 발달한 선진국으로부터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나 결국 공산주의 사회가 될 것이라 희망했지만 지금까지도 자본주의는 견..
이전 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복잡계는 무질서해보이는 상황으로부터 매우 정교한 질서를 갖춘 구조가 창발(떠오름)하는 놀라운 특성을 갖는다. 그런데 구성요소들 간의 비선형적 상호작용뿐 아니라 외부 환경으로부터 끊임없는 물질 및 에너지의 유입으로 인해 언제 어느 정도의 질..
우리 스스로를 비롯하여 우리를 둘러싸는 친숙한 세상은 단순하지 않다. 무질서, 혼돈, 그리고 불확실성으로 넘쳐나는 아찔한 세상이다. 어느 날 갑자기 병에 걸릴지, 투자한 주식이 어떻게 될 지, 지진이 언제 어떤 세기로 일어날지, 기후 변화로 얼마나 많은 생명이 사라질..
지금까지 양자역학과 카오스라는 두 주제에 걸쳐 자연은 우리에게 친근하고 상식적인 방식으로 존재하고 또 작동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자의 세계를 기술하는 양자역학에서 존재들은 정확히 규정될 수 없으며 확률적 방식으로만 예측가능하다. 또 행성의 공전이나 특별한 ..
우리의 주변에서 인공적인 물건들은 대체로 반듯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물들과 구분이 된다. 실제로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그 어느 것도 기존의 기하학적 도형을 근거로 형태를 말하기는 쉽지 않다. 프랙털 기하학은 창시자인 망델브로는 기념비적인 저서 『자연의 프랙..
앞의 글에서 카오스, 즉 무질서하고 복잡한 상황은 주기적 규칙성이 배가되는 과정을 거치며 나타난다고 했다. 반복되는 주기가 점점 늘어나면서 무한에 이르게 될 때 규칙성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도표로 나타낸 것이 바로 ‘쌍갈래질 도표’이다. 이 글에서..
지난 글에서 상세히 서술한 생태계의 변화를 나타내는 수학적 모형인 로지스틱 맵(logistic map)은 매우 간단하지만 카오스의 본질적 특성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점은 카오스 속에 내재하고 있는 질서다. 로지스틱 맵 xn+1=rxn-..
카오스는 말 그대로 혼돈이다. 어떤 규칙도 있을 수 없는 말 그대로 무질서, 제멋대로(random), 뒤죽박죽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과학은 이러한 현상에 관심을 갖는 것일까? 우리 삶의 영역에 언제나 존재하고 있는 현상일 뿐 아니라 카오스의 배경에는 질서와 규칙성,..
40여 년 전 출간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과학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던 칼 세이건(Carl Sagan)의 책 『코스모스』는 여전히 지금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다. 책에서 과학의 많은 영역을 다루고 있지만 천문학자였던 그에게 우주는 규칙적인 질서와 조화로 이루어진 ..
지난번까지 양자역학을 통해 본 미시 세계의 본질적 모습을 살펴보았다. 현재 주류 해석으로 인정되고 있는 코펜하겐 해석에 의하면 결정론적이고 예측 가능한 거시세계와는 다르게 미시 세계는 오로지 확률적으로만 예측 가능하며 측정에 의해 대상에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데에는..
지금까지 긴 여정을 통해 양자역학의 정통 이론이라 할 수 있는 코펜하겐 해석에 관해 성립 과정과 의미, 반론, 검증에 관해 살펴보았다. 분명 그 기이함에도 불구하고 코펜하겐 해석은 21세기 현재까지도 미시 세계와 연관된 많은 실험과 현상들을 정확히 설명하거나 예측하는 것이 사실이다. 과학 이론이 이처럼 현..
아인슈타인과 두 젊은 물리학자들이 제시한 EPR 역설은 코펜하겐 해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강력한 공격이었으며 이에 대한 보어의 방어는 공격을 잠재울 수 있을만큼 확실하지 않았다. 이 역설에 대한 공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적절한 실험을 구상하여 검증하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 과연 자연은 EPR의 주..
1935년에 벌어진 EPR과 보어의 공방은 이론적으로는 매우 절박한 문제였지만 실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얽힌 두 입자들을 아무 상호작용 없이 먼 거리만큼 이동할 수 있는 기술도 없었을 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측정해야 승부를 가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불분명했다. EPR 역설에 대한 실험에 앞..
원자 세계에 대한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은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가지고 있던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물질에 대한 관점을 송두리째 뒤집어엎는 급진적인 것이었다. 상대성이론으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 놓았던 혁명가 아인슈타인마저도 코펜하겐 해석 앞에서는 기존의 관점을 지키려했던 보수파였다. ..
이제 양자역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코펜하겐 해석을 이야기할 때가 되었다. 코펜하겐은 덴마크의 수도로 닐스 보어의 조국이다. 앞의 글에서 언급했듯이 급진파에 속했던 보어는 천재 청년 물리학자들인 하이젠베르크, 파울리 등과 함께 양자역학의 완성에 중심 역할을 했다. 그런데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코펜..